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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랑 방  

                                                           제125호  : 1998.  9.  1.
                                                           발  행  인    :  박     기   창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원주기독병원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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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한 여름밤의 꿈을 꾸었습니다.
그리운 당신을 만났습니다.
보고 싶었던 얼굴도 보았지요.
사랑하는 내 님과 두손 잡았습니다.
환한 미소짓는 내가 거기 있었습니다.
밝은 햇살 속에 잠에서 눈을 뜹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가을입니다.
이 가을엔 두손 모아 기도합니다.
이 가을엔 가슴 열고 찬양합니다.
혹여 내가 미워했던 이들을 생각하며
그 어여쁜 두손 벌려 껴안습니다.
그 찬양하는 입술로 전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그리고 나를 그리고 우리를....

 

                
                            53병동 이경자 간호사

 

꿈꾸는 연필과 종이
                                 


             자  연   


나무, 태양, 대지 그리고 사람
이 아름다움을 자연이라 부른다.

물과 태양의 힘을 빌어
파란빛으로 우아하게
자라나는 나무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구나!

빛의 속삭임도 어느덧
시치료실로 비추어
희망의 눈짓을 하는구나!

자연이여!  때가 오면
그리고 때가 오면
저 영롱한 빛을
온 몸으로 느낄 수가 있으려나

그 때를 설레임으로 기다려야지.


       53병동  윤○현

 

 

 

                나의 희생   


이젠 시기하지 아니하렵니다.
이젠 욕심내지 아니하렵니다.
이기심을 버리렵니다.

그 사람이 행복하면
나는 불행했고,
또한 아픔을 삼켜야했습니다.

그 사람이 불행하면
난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욱 불행합니다.

이젠 나만 생각하지 아니하렵니다.
이젠 그도 생각하며
그가 행복해 지기를 빌겠습니다.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나를 포기하겠습니다.
그가 행복해 진다면......
         
              연구실  심정섭

 

삶의 오솔길

 

                            새 사람   


고등학교 졸업 이후 나는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을 멀리했다.
그 이유는 음악에 미쳐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도 모르고 음악 이외에는 나를 만족시키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음악은 나의 전부였고 난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러나 난 그 속에서 외로움과 고독감을 느끼기도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즐겼다.  성격은 괴팍해져가고 사람들 만나기가 싫어지면서 더욱 음악에 미쳐 광적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급하고 예민해져 있었다.
음악을 계속하고싶었지만 나에게도 군대라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택한 것은 병역 특혜였다.
음악하는 이곳은 내가 살던 곳과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다.  공동체, 규칙, 사람이 너무 싫다.  처음에는 나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열심히 생활했다.  반복되는 생활이 3개월까지 지속되면서 심한 불면증으로 잠을 거의 잘 수 없었다.  그후 너무 우울하고 슬펐다.  머리가 폭발할 것 같았다.  남들 다하는 것을 나는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는 것에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졌고, 나에 대한 믿음조차도 갖지 못했다.  이러한 생활을 9개월 간 하다가 병이 심각해져 병원을 찾았을 때 뇌파검사가 비정상으로 나오고 입원치료까지 받을 정도였다.  음악 소리가 악마 소리로 들렸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타를 놓은지 13개월이 지났다.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 중에서 음악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나도 하루 빨리 병이 나아서 남들처럼 여자도 사귀고 친구도 만나면서 삶의 즐거움을 찾고 싶다.

 

 

                          53병동   이○호

 

 

시와 함께 하는 공간

  인생의 계획  
                                                        글래디 로울러

난 인생의 계획을 세웠다.
청춘의 희망으로 가득한 새벽 빛 속에서 난 오직 행복한 시간들만을 꿈꾸었다.
내 계획서엔 화창한 날들만 있었다.
내가 바라보는 수평선엔 구름 한점 없었으며 폭풍은 신께서 미리 알려 주시리라 믿었다.

슬픔을 위한 자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내 계획서에다 난 그런 것들을 마련해 놓지 않았다.
고통과 상실의 아픔이 길 저 아래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걸
난 내다볼 수 없었다.

내 계획서는 오직 성공을 위한 것이었으며
어떤 수첩에도 실패를 위한 페이지는 없었다.
손실 같은 것 생각지도 않았다.
난 오직 얻을 것만 계획했다.
비록 예기치 않은 비가 뿌릴지라도 곧 무지개가 뜰 거라고 난 믿었다.

인생이 내 계획서대로 되지 않았을 때 난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난 크게 실망했다.
하지만 인생은 나를 위해 또다른 계획서를 써 놓았다.
현명하게도 그것은 나한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
내가 경솔함을 깨닫고 더 많은걸 배울 필요가 있을 때까지

이제 인생의 저무는 황혼 속에 앉아
난 안다, 인생이 얼마나 지혜롭게
나를 위한 계획서를 만들었나를
그리고 이제 난 안다.
그 또다른 계획서가
나에게 최상의 것이었음을


                                             -류시화님의 잠언시집 中-

 

생활속의 이야기

 

 


                               53병동 산책하던 날   


 우리 53병동 환우들은 일주일에 2-3번 정도 상태에 따라 산책을 하게 됩니다.
내가 처음 산책하던 날,  김○희씨 손을 너무 꼭 잡는 바람에 김○희씨도 같이 힘들어했습니다.
기대와 두려움으로 산책을 했지만 화창한 날씨와 신선한 공기가 너무도 좋았습니다.
산책은 A조 B조로 나누어 나갔지만 나중에는 한곳에서 만나 농구도하고 배구도합니다.  1시간정도 산책을 마치고, 선생님들의 보호를 받고 나갔다 옵니다.
우리들은 다같이 즐거워하면서 "다음에는 어떤 코스로 가게 되나요?"하고 물어보는 환우도 있습니다.
우리 병동은 마음이 조금씩 아파 들어왔기 때문에 서로를 조금씩 관심을 가져주면 금방 친숙해 집니다.
모두가 빨리 나아서 집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모든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환자들 마음 하나하나까지도 신경 써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나둘씩 퇴원이 되는걸 보면 나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다음 산책을 기다리면서.........    

 

 


                            53병동   김○희

 

 

 

 

의학상식  : 산후 우울증----지난호에 이어서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가장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산후 우울증을 밝히는 것입니다.

우울증인 산모 중 거의 대부분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지 못하며 새로 어머니가 된 것에 기쁨으로 가슴 설레지 않는다고 실토하기 부끄러워합니다. 자신이 느끼는 대로 말했다가는 아이를 빼앗기지 않을까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의사들은 산후 우울증에 대해 잘 알며 적극적으로 찾아보기 때문에 잘 밝혀낼 수 있습니다.
 전에 비해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일반화되고 그 이해 수준이 높아진 만큼, 산후 우울증의 발견을 놓지는 경우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간단한 자가 설문표를 통해 알아낼 수도 있습니다. 산후 우울증이 의심되는 경우, 출산한 후 기분과 느낌이 어떠한지를 자유스럽게 말하도록 합니다. 절망스럽고, 무기력하고, 두렵고 혹은 아이에 대한 친밀감을 못 느낀다해도 놀라거나 나무라지 말고 동정과 이해심을 갖고 수용해야 합니다.
 남편 또한 적절한 진단과 안내를 통해 마음놓을 수 있습니다. 육아 방법에 대한 실제적 도움, 공감적인 경청, 끈질긴 인내, 사랑, 그리고 긍정적인 태도가 투병의 길을 이기는 힘이며, 마침내 우울증에서 극복한 때 감사의 보답을 받을 것입니다.

*어떻게 치료합니까?
친구이든, 가족이든, 자원봉사자이든, 혹은 전문인 (의사)이든 누군가 비판적이지 않고 공감적으로 잘 이해하는 사람에게 마음의 짐을 더는 기회를 통해 안도와 해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숨기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정신치료, 인지치료 등의 보다 전문화된 심리적 치료도 적절한 도움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약을 먹어야 합니까?
정서적 곤란이 있는 환자에게 약 처방만 주고 내쫓는 의사는 없습니다. 우울증의 특성 상 항우울제 치료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항우울제란 이런 약을 말합니다:

- 신경안정제나 각성제가 아닙니다. 물론 마약도 아닙니다,
- 의존이나 중독이 생기지 않습니다,
- 충분한 효과를 보기 위해 최소한 2주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 모유를 계속 먹이셔도 좋습니다.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해지지 않는 항우울제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 우울증이 완전히 좋아진 후 최소한 6개월 정도는 계속 더 복용하셔야 합니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방할 수 있습니까?
네, 가능합니다. 흔히 예방을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아예 시작하지 않게 하는 것; 시작된 후에는 그 싹을 잘라 더 발전하지 않게 하는 것; 더 악화되지 않도록 혹은 이미 있는 문제로 고통을 덜 받도록 하는 것 등입니다.

산후 우울증이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법은 아직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몇 가지 일반적인 원칙은 이렇습니다:
- 팔방미인이나 수퍼우먼이 되려 애쓰지 마십시오: 아이를 가지고, 돌보는 것 자체가 힘겨운 전임 직업입니다. 따라서 임신 중, 출산 후에는 일에 대한 열정을 조금은 아껴두셔야 합니다.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충분히 쉬십시오.
- 임신 중, 출산 후 아이가 6개월이 될 때까지는 가급적 이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 안되거나 출산을 기다리고 있는 부부와 친하게 지내십시오.
아이를 서로 돌봐 줄 수도 있고 힘들 때 대화상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 믿고 의지할 수 있는 ― 마음속의 일도 털어놓고 상의할 수 있는 ― 사람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친한 친구라면 금상첨화이겠지요. 의지할 사람을 찾기 힘들다면 병원이외에도 가까운 종교 기관, 상담 기관 또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 출산 전 모임에 참여하십시오. 물론 남편도 같이 참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에 산후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다고 해서 다음에도 반드시 같은 병에 걸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담당의사와 이런 일을 상의하고 재발의 기미가 보이면 즉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겠습니다.

출산 후에는 이런 점에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 누워 쉴 수 있도록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십시오. 토끼잠을 자는 요령을 터득하십시오. 남편이 밤사이 아이를 돌볼 수 있으며, 원하신다면 미리 받아 놓은 당신의 모유를 아이에게 먹이셔도 좋겠습니다.
-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십시오. 확인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 불분명한 보약 등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충분하고 균형 잡힌 식사면 좋습니다. 필요하면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영양제나 비타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남편과 즐기는 시간 여유를 만드십시오. 애보는 사람을 마련해놓고, 외식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친구 집에 놀러 가거나 그저 산보할 시간이라도 가져 보십시오.
- 남편과 가까이 지내셔야 합니다. 당장은 부부생활에 아무 흥미를 느끼지 않더라도 가벼운 입맞춤, 포옹, 애무 등 성교 이외의 방법으로 서로의 사랑을 표시하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신과 남편 모두 안정감을 찾을 것이며 후에 성행동이 회복되기 쉽게 합니다.
- 자신이나 남편을 책망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당장은 삶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서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것은 곧 불화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언쟁을 벌이는 것은 가장 가까와야 할 관계를 약화시키는 주범입니다.
-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마십시오. 산후 우울증 여부를 진단하는 것은 당사자가 아니라 의사가 할 일입니다. 산전 진찰이나 산전 모임에서 산후 우울증에 대해 충분히 알 기회가 있었다면 자가진단법을 이용할 수 있겠습니다.
- 이미 산후 우울증이 진행된 상태이더라도, 주위의 협조, 적절한 상담과 약물치료를 통해 큰 호전을 볼 수 있으며, 회복까지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너무 늦었다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전문의  박 진한선생님

 

 오고 가는 이야기들

 

 ♣ 병실소식 ♣


 1> 8월 7일 "사랑방 모임" 시간에 한국인성개발연구원(원주)에서 김용연님이   
      오셔서 심신건강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2> 8월 21일 "사랑방 모임" 시간에는 원무2과 김진수님이 오셔서 입.퇴원에 관
       련된 절차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3> 낮병동 환우들의 휴가가 8월에 각각 있었습니다.
 
 

 

 ♣ 직원 및 외래 소식 ♣


 1> 8월 10일부터 연세대 원주의대 의학과 5학년이 실습이 시작되었고, 간호학
      과는 8월 24일부터 실습 나왔습니다.
 2> 8월 30일 춘천국립정신병원 전공의 한덕정선생님이 파견 근무 마치고 가셨
      고, 전공의 이요성선생님도 신경과 파견 근무 마치고 춘천으로 새 파견 근무 가셨습니다.
 3> 8월 31일 전공의 권오인 선생님이 파견 근무 마치고 오시고, 국립춘천정신
        병원에서는 임중현 선생님이 파견근무 오셨습니다.
 4> 8월 28일 오후 4시에 정신보건전문요원 수료식이 예배실에서 원장님 참석
     하에 간호사(8), 임상심리사(3), 사회복지사(2) 총 8명이 수료하였습니다.
 5> 정신과 교실 소속 교수님들이 관동대 본과 1학년 행동과학 강의 출강을 매
     주 화요일 시작하였습니다.
 6> 8월 29일에서 8월 30일까지 강원지부학회(전공의 학회)가 한화콘도에서 있
     어서 민성호교수님, 전공의 한준규. 권오인선생님이 학회 참석하시고, 박진
     한 교수님의 '새로운 항우울제' 에 대한 연제 발표가 있었습니다.

                  

                   ▶  최근호   ▶ 133호    ▶  132호    ▶  131호    ▶  130호  

                                          ▶ 129호    ▶  128호    ▶  127호    ▶  125호